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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: 19-12-09 10:2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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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호회활동 해바라기
글쓴이 : 김경옥 조회 : 15,565
해바라기 / 정희자

남쪽으로 난 유리창으로 햇볕이 들어왔다.
노인은 조그마한 방석을 엉덩이에 깔고 해를 따라 자리를 옮겨 앉았다.
난롯불인 양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해를 쬐었다.
잠시 과자 한 개를 찾아와 오물거린다.
그 사이 해는 살짝 자리를 옮겼다.
노인이 방석을 옮기고, 또 옮기는 사이 해는 꼴까닥 서녘으로 넘어가고 말았다.
노인은 진종일 해바라기가 되었다.
해 따라 잠자리에 들고, 해 따라 일어나던 친정어머니는 이제 영원한 꿈속으로 들어갔다.
구십칠 년을 살아온 날을 마감하고 해를 따라 저 하늘나라로 가셨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