해바라기
서순옥
고흐의 해바라기그림도 좋지만, 1982년 단성사에서 본 영화 해바라기는 잊을 수가 없다. 낯선 서울살이에 술 한 잔 걸친 남편과 소피아 로렌과 함께한 그 밤, 나는 엉엉 울고 남편은 코를 골았다.
두 남녀는 뜨겁게 사랑하고 결혼하자마자 남편은 전선으로 떠나고 전사통지까지 받는다. 로렌은 믿을 수 없어 사진 한 장 들고 찾아 나선다. 남편을 보았다는 우크라이나 시골,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 벌판이 나오면서 들려오는 음악은 가슴을 쥐어짠다. 남편의 집에 들어섰을 때 낯선 젊은 여자와 여자 아이, 침대에 놓여있는 두 개의 베개를 발견하고 오열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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