환희
햇빛이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내려와 툭툭 건드린다. ‘이야기하자는 건가!’ ‘나뭇잎에게 말을 거나!’ 반짝반짝 반기며 초록으로 답하는 풀잎들, 빨강 석류꽃들이 눈부심으로 호기심으로 가득 가득 서로 통하고 있다. ‘6월이여’ 떨어지는 햇빛에 나도 두 팔을 벌려 빙그르르 온 몸을 맡긴다.
모처럼 미국 뉴저지에 있는 아들네 집 뒤뜰을 걷다가 해먹에 누워 한가롭게 흔들거린다. 즐겁고 기쁘다. 맑디맑은 푸른 하늘에 비행기 한 대가 지나가면서 흰 구름 두 줄을 그린다. 옆집과도 뒷집과도 울타리는 없다. 경계선 자리에 키가 큰 나무들이 듬성듬성 엇박자로 서있다.
소리 없이 사슴이 나타났다. 엄마 사슴 뒤로 아기 사슴이 바짝 따라온다. 엄마사슴이 고개를 돌려 아기사슴에게 무어라 말을 한다. 아기사슴은 알았다는 듯 주억거린다.
“아가야, 이렇게 나무들 사이로 다녀야 먹이도 많고 안전하단다.”
모녀 사슴이 뒷집 쪽으로 유유히 사라지자, 토끼 두 마리가 눈부신 잔디밭을 무대삼아 깡충깡충 춤추듯 뛰어다닌다.
뒤질세라 귀여운 다람쥐 두 마리도 ‘여긴 내 자리.’ 나란히 나란히 햇빛을 향하여 앞발을 비비적거리며 인사한다.
부드럽고 따사로운 뉴저지 6월 햇빛이여, 모두들 그대를 좋아하네요. 나 또한 무척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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