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짧은 산문> 꽃이 시들기 전에 - 윤수천
그 나라의 모든 회의는 아주 특이했습니다.
회의에 참석하는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꽃 한 송이씩을 들고 오는 것이었습니다.
그리고 회의가 조금이라도 늦어지기라도 할라치면, “꽃이 시들기 전에!”라고 한마디씩을 하는 것이었습니다.
그 나라의 모든 회의는 그래서 꽃이 시들기 전에 마치곤 했습니다. 그리고 이것은 그 나라의 전통이 되었습니다.
지루하지 않은 회의, 생산적인 회의의 탄생은 한 송이의 꽃에서부터 비롯되었던 것입니다.
“꽃이 시들기 전에!”
그 말은 마침내 그 나라의 인사말이 되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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